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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1

별로 잘 알고 있지 않던 동기한테 문자를 받았다.

문자의 요지는 신입생 교양과목에서 마무리로 소논문 쓰기가 있는데, 거기에 내가 예전에 수상했던 논설문의 내용을 이용해도 되냐는 것이었다. 사례도 한다 했지만 그것보다는 이 애가 얼마나 절실한지 잘 느껴졌다. 신입생 교양과목의 경우 오히려 학과의 아는 사람들끼리 상대평가를 하는 과목이다 보니 경쟁이 더 치열한 측면이 있다. 다른 과목에서는 높은 성적을 받아도 이 과목에서는 노력보다는 원래 갖고 있던 글솜씨나 사고가 많이 반영되다 보니, 학점을 까먹는 주범이기도 하다. 동기는 평소에 성실해서 학점도 높았으나 이 과목에서는 팀플도 말아먹은 상태였다.

그것을 보고 내가 5분간 나름대로 생각해서 내린 결론은 '보여준다' 였다. 교양 과목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 그리고 느껴지는 동기의 심정을 고려한 결과였다. 그리고 보여준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뒷맛이 정말 개운치 않드라. 많이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 친한 동기한테 전화를 해서 만약에 내가 이러면 기분이 어떨거냐고 물어봤다. 당연히 그 동기는 싫긴 싫은데, 진짜 그 애가 절실하면 봐줄지도 모른다 그러드라.(나한테 그 동기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이야기겠지..) 사실 나는 그 동기한테 전화하기 바로 전에야 깨달은 것이었다. 내가 다른 누군가를 불공정하게 돕는다는 것은 결국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가 가는거라고... 평소엔 잘 인식하고 있던 그것이 막상 그런 요청을 받으니 마음이 심란해서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한 거였다.

나는 그 전까지는 정치인들이 불공정한 일을 저질러 누구를 도우면 아무 생각없이 그 사람들을 비판해왔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상황을 나로 돌려서 한 번 더 생각해보고 그것을 비판할련다. 그것이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아마도 그것이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애기할 수 있는 감수성 있는 비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좀 더 중요한 일에 이렇게 대처했다면, 핑계를 대서 다시 일을 되돌릴 수도 없었겠지. 생각은 감정이 정리될때까지 계속하고, 자신을 주의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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